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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이지 않는 苦물가.. 경제 한파 길어진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26 18:06

수정 2023.02.26 19:07

긴급진단 경기둔화 진입한 韓 (상)
예상보다 깊어진 침체의 골짜기
소득 줄고 고용·수출도 경고등
반도체·中경제 회복이 최대관건
꺾이지 않는 苦물가.. 경제 한파 길어진다
고물가에 수출부진이 겹치면서 올해 상반기 경기침체 강도가 예상보다 강하다. 월급 빼고 생필품부터 전기·난방 등 에너지까지 가파른 물가상승을 이어가면서 가계 소비여력이 줄고, 고용시장은 위축되고 있다. 서민부담은 가중되고, 경기는 부진의 악순환에 접어들고 있다. 연초부터 무역수지 적자까지 눈덩이처럼 쌓이면서 원·달러 환율도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최근 한국의 경제둔화 국면을 공식화했다.

■고물가·고금리로 가계 고통

정부가 올해 경기를 상저하고로 전망했지만, 미국 등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우리나라 고물가 상황도 예상을 넘어서면서 경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정부 주요 부처들에 따르면 한덕수 국무총리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잇따라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인플레의 경우 기재부와 한국은행이 올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각각 3.5%, 3.6%로 전망했지만 글로벌 물가 고공행진 여파로 국내 고물가 상황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5.2% 상승, 이 같은 예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세부적으론 1월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1년 전보다 28.3% 급등했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치 경신이다. 치솟는 물가에 고용불안까지 겹치면서 지난 1월 경제고통지수(8.8)는 같은 달 기준으로 역대 최고를 찍었다.

또 한은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1.7%(2022년 11월 전망치)에서 올해 2월 1.6%로 0.1%p 하향했다. 이는 기재부의 지난해 말 '2023년 경제정책방향' 전망치와 같은 수준으로 예상치가 악화된 것이다. 가계 실질소득은 뒷걸음치고 있다. 지난해 4·4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 월평균 실질소득 증가율은 -1.1%로 3·4분기(-2.8%)에 이어 2분기 연속 하락했다. 1700조원 규모 가계대출 부담도 커졌다. 시중금리의 가파른 상승으로 이자율(6~7%)이 2배 수준으로 올라 가계 소비여력이 악화됐다.

■반도체 타격…중국이 변수

특히 수출비중이 높은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 경제 특성상 12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는 경제 전반에 상당한 부담요인이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44% 줄어드는 등 올해 2월 20일까지 연간 적자누계는 186억3900만달러로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에 가장 큰 변수는 중국이다. 대중 수출·관광 의존도가 매우 높아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한 중국 경제의 회복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는 55%가 중국으로 들어가고 있다. 중국 경제회복 시 우리의 12개월째 적자가 확실시되는 무역수지도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한국 경제둔화 국면을 공식화한 정부는 상반기 재정·투자 규모를 종전 계획(340조원)보다 43조원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물가가 쉽사리 꺾이지 않고, 올해 말 국가채무는 1134조8000억원에 달하는 등 재정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상저하고 기저 속 상반기 대내외 변수가 예상보다 안 좋아질 수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복지·재정 지원 요구는 높아지는데 국가채무도 늘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긴장감을 드러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홍예지 기자
lkbms@fnnews.com 임광복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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