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경기둔화 진입한 韓 (상)
예상보다 깊어진 침체의 골짜기
소득 줄고 고용·수출도 경고등
반도체·中경제 회복이 최대관건
예상보다 깊어진 침체의 골짜기
소득 줄고 고용·수출도 경고등
반도체·中경제 회복이 최대관건
■고물가·고금리로 가계 고통
정부가 올해 경기를 상저하고로 전망했지만, 미국 등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우리나라 고물가 상황도 예상을 넘어서면서 경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정부 주요 부처들에 따르면 한덕수 국무총리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잇따라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인플레의 경우 기재부와 한국은행이 올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각각 3.5%, 3.6%로 전망했지만 글로벌 물가 고공행진 여파로 국내 고물가 상황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통계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5.2% 상승, 이 같은 예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세부적으론 1월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1년 전보다 28.3% 급등했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이후 최고치 경신이다. 치솟는 물가에 고용불안까지 겹치면서 지난 1월 경제고통지수(8.8)는 같은 달 기준으로 역대 최고를 찍었다.
또 한은은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1.7%(2022년 11월 전망치)에서 올해 2월 1.6%로 0.1%p 하향했다. 이는 기재부의 지난해 말 '2023년 경제정책방향' 전망치와 같은 수준으로 예상치가 악화된 것이다. 가계 실질소득은 뒷걸음치고 있다. 지난해 4·4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 월평균 실질소득 증가율은 -1.1%로 3·4분기(-2.8%)에 이어 2분기 연속 하락했다. 1700조원 규모 가계대출 부담도 커졌다. 시중금리의 가파른 상승으로 이자율(6~7%)이 2배 수준으로 올라 가계 소비여력이 악화됐다.
■반도체 타격…중국이 변수
특히 수출비중이 높은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 경제 특성상 12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는 경제 전반에 상당한 부담요인이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44% 줄어드는 등 올해 2월 20일까지 연간 적자누계는 186억3900만달러로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에 가장 큰 변수는 중국이다. 대중 수출·관광 의존도가 매우 높아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한 중국 경제의 회복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품인 반도체는 55%가 중국으로 들어가고 있다. 중국 경제회복 시 우리의 12개월째 적자가 확실시되는 무역수지도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한국 경제둔화 국면을 공식화한 정부는 상반기 재정·투자 규모를 종전 계획(340조원)보다 43조원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물가가 쉽사리 꺾이지 않고, 올해 말 국가채무는 1134조8000억원에 달하는 등 재정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 상저하고 기저 속 상반기 대내외 변수가 예상보다 안 좋아질 수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복지·재정 지원 요구는 높아지는데 국가채무도 늘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긴장감을 드러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홍예지 기자
lkbms@fnnews.com 임광복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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