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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단독] 카카오, 100억 펀드 조성 추진…AI사업 박차

고민서 기자
입력 : 
2023-02-26 16:5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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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챗GPT 열풍에
스타트업 프로젝트 시동
기술·자금·인력 지원해
'이미지 생성 AI' 사업 속도
사진설명
카카오브레인의 '칼로'가 '자신을 그려 달라는 물음'에 생성한 이미지. 【출처=비 디스커버】
카카오가 올해 상반기 중 최소 100억원 규모 펀드를 만들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단순히 스타트업 자금 지원에만 그치지 않고 '칼로(Karlo·이미지 생성형 AI 모델)' 등 자사 핵심 AI 기술과 전문 인력까지 적극 공유해 관련 기술 고도화 및 사업화 등 AI 스타트업 육성 전반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챗GPT로 촉발된 생성형 AI 경쟁이 국내외 빅테크를 중심으로 날로 치열해지는 분위기인 가운데 AI 사업 파트너로 '참신한 아이디어'가 주 무기인 스타트업과 함께 보폭을 넓혀 가겠다는 카카오의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6일 본지 취재 결과 카카오의 AI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은 일명 '칼로 펀드'로 내부에서 통칭되는 '칼로 100X 프로젝트'를 올해 상반기부터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카카오브레인이 개발한 칼로를 100개 이상의 기업이 100배 이상의 가치로 활용하기 바란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이 프로젝트는 AI 생태계 활성화를 주된 사업 중 하나로 보고 있는 카카오의 전략과 일치한다.

칼로는 카카오브레인이 그동안 공개해왔던 'minDALL-E' 'RQ-Transformer' 등 초거대 이미지 생성 AI 모델을 발전시켜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기술이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오픈소스 1.0 버전 기준 칼로는 1억8000만장 규모의 텍스트·이미지 데이터세트를 학습한 다음, 이해한 문맥을 바탕으로 다양한 화풍과 스타일이 반영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이미지를 생성해 낼 수 있다. 카카오브레인이 지난해 10월부터 무료로 시장에 배포하고 있는 국내 최초의 AI 이미지 생성 애플리케이션 '비 디스커버(B^ DISCOVER)'가 칼로 1.0 기술이 녹아든 대표적인 서비스 사례다. 다음달에는 전문가용 버전(유료)이 출시되며, 칼로 2.0 모델을 접목한 비 디스커버 업그레이드 버전도 조만간 시장에 공개될 전망이다.

칼로 펀드도 비 디스커버처럼 칼로를 다양한 분야로 서비스화할 수 있는 접점을 찾겠다는 카카오의 복안이 녹아들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카카오는 칼로를 활용해 카카오톡의 프로필 사진과 배경 사진 내 콘텐츠를 생성하는 기능을 올해 상반기 안에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최근 밝히기도 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얼마 전 진행된 2022년 4분기 실적 발표 겸 콘퍼런스콜에서 "ACC(AI created contents)가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말하며, 자사가 보유한 핵심 생성형 AI 기술을 실제 상용화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도 "칼로가 활용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면서 "가령 웹소설 내용을 AI가 파악한 다음 삽화를 만들어내는 툴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카카오브레인은 이르면 3~4월 중으로 칼로 펀드에 참가할 스타트업 4개사를 선정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아이디어 단계의 초기 창업자부터 관련 기술·서비스 등을 개발·구현 중인 스타트업까지 칼로로 다양한 AI 모델을 구축하려는 창업가(팀)라면 누구든지 지원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 사업 규모는 100억원 안팎인데, 카카오도 함께 참여하는 안을 타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해당 프로젝트가 유의미한 성과를 내면 향후 2호·3호 펀드로 확대하겠다는 방향성도 담겨 있어 지원을 받게 될 스타트업이 더 많아질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카카오의 행보에 대해 국내 정보기술(IT) 업계에선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에선 지난해 11월 미국의 오픈 AI가 초기 AI 스타트업에 자금과 자사 기술 등을 제공하는 '컨버지(Converge)'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이 칼로 펀드가 그리는 방향과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오픈AI는 컨버지 프로그램을 통해 AI 스타트업 10개사에 총 1000만달러를 투자했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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