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진=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등으로부터 유치한 대규모 투자금 일부가 24일 납입됐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경영권을 둘러싼 하이브와의 경쟁에서 카카오가 자회사 카카오엔터의 자금을 투입할지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등으로부터 (카카오엔터가) 유치한 1조2000억원의 투자금 가운데 1차 투자금인 8975억원이 납입 완료됐다"고 밝혔다.

1차 투자금은 당초 지난 20일 납입 예정이었으나 한 차례 연기돼 이날 들어왔다. 나머지 금액은 오는 7월 중 납입될 예정이다. 앞서 카카오엔터는 투자금을 운영 자금과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으로 쓰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업계의 관심은 카카오가 이 실탄을 SM 인수전에 쓰게 될 것인지에 쏠려있다. 카카오는 유상증자를 통해 SM 지분 9.05%를 매입, 2대 주주로 등극한다고 밝힌 지 사흘 만에 하이브에 역습을 당한 바 있다. 하이브는 현재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 14.8%를 확보하며 SM의 1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와 함께 하이브는 내달 1일까지 SM 주식을 주당 12만원에 공개 매수하기로 했다. 지분 25%를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24일 종가 기준 SM의 주가는 12만1000원을 기록했다. 하이브는 공개매수가를 12만원에서 상향 조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일각에선 자금력에서 우위를 확보한 카카오가 공개매수가를 올려 역공에 나선다면 판세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변수는 이 전 총괄이 SM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 및 전환사채(CB)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결과다. 결과에 따라 카카오의 SM 인수전 참여 의사가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의 공개매수 마감일은 3월 1일이며, 카카오의 SM 신주 발행 대금 지급일은 3월 6일이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