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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자리 잃은 수입맥주 7년 만에 위스키에 뒤져

최재원 기자
입력 : 
2023-02-23 17: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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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관심 수제맥주로 이동
와인 수입액은 2년 연속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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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수입액이 와인에 이어 지난해 위스키에도 역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맥주 수입액이 위스키보다 적은 것은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코로나19 이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와인이나 위스키를 혼자 즐기는 이른바 '혼술' 문화가 정착하면서 수입 주류계의 명암이 엇갈렸다는 평가다.

23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 수입액은 1억9510만달러로 전년 2억2310만달러 대비 12% 줄었다. 맥주 수입 규모는 2018년 3억968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이후 4년째 내리막이다.

반면 지난해 위스키 수입액은 2억6684만달러로 전년 1억7534만달러 대비 52% 급증했다. 위스키 수입액은 2021년에도 전년 대비 32% 증가한 바 있다. 2020년만 해도 맥주 수입액의 절반에 그쳤던 위스키 수입액은 최근 2년 연속 크게 늘면서 7년 만에 맥주 수입액을 역전했다.

지난해 와인 수입액은 5억8126만달러로 전년보다 3.8% 증가하면서 2년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와인 수입액은 2021년 5억5981만달러로 전년 3억3000만달러 대비 70%가량 폭발적으로 증가한 바 있다. 수입 국가별로 따져보면 프랑스가 2억335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미국(1억267만달러), 칠레(6672만달러), 스페인(3627만달러), 호주(3232만달러) 순이다.

와인과 위스키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이후 소주나 맥주 위주로 진행되는 회식이 사라지고 집에서 혼술 등 소규모로 가볍게 술을 마시는 문화가 확산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MZ세대 사이에서는 위스키에 음료를 타서 마시는 '하이볼' 문화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반면 수입맥주는 인기를 주도했던 일본·중국산 맥주가 일본 상품 불매운동(2019년)과 코로나19 발생(2020년) 등 여파로 소비가 크게 꺾인 이후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맥주를 선호하는 소비층의 관심이 수입맥주에서 수제맥주로 옮겨간 상황이어서 앞으로도 설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입맥주에서 멀어진 소비자의 관심을 얻기 위해 최근 GS25, 이마트24 등 편의점은 수입맥주 4캔을 8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홈플러스 등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맥주 4캔과 전용 잔까지 포함된 제품이 9000원에 판매되기도 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맥주시장 내에서도 최근 국내맥주의 점유율이 올라가고 수입맥주는 다소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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