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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거래량 늘었지만…집값 바닥론은 '시기상조'

등록 2023.02.2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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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인천 7개월 만에 매매 계약 건수 1000건 돌파

정부 규제 완화 기조…주택 매수심리 소폭 회복 중

하방압력 여전…고금리·경기 침체에 반등 쉽지 않아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정부의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한 규제 완화책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이 차갑다. 최근 집값 하락과 함께 전셋값도 크게 떨어지며 '역전세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사진은 29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2023.01.29.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정부의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한 규제 완화책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이 차갑다. 최근 집값 하락과 함께 전셋값도 크게 떨어지며 '역전세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사진은 29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2023.01.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정부의 전방위 규제 완화로 지난달 서울·수도권 주택 거래가 전달보다 36% 늘고, 매수심리가 소폭 회복되면서 '집값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일각에선 4개월 연속 주택 거래량이 늘고, 집값 낙폭도 줄면서 집값이 바닥을 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 완화로 서울 아파트값 하락세가 바닥을 찍고, 반등 조짐을 보이는 등 시장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토대로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수도권에서 체결된 아파트 매매 계약 건수는 총 6647건으로 집계됐다. 아직 등록 신고 기한(30일)이 남아 매매 건수가 7000건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연속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고, 상대적으로 주택 수요가 많은 서울과 인천에서 7개월 만에 매매 계약 건수가 1000건을 넘어섰다.

서울 집값 낙폭도 줄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13일) 기준 서울 집값은 0.28% 하락했다. 전주(-0.31%)보다 낙폭을 0.03%p(포인트) 줄었다. 서울 집값은 올해 들어 5주 연속 하락 폭이 줄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강남 11개 구의 집값 하락세 뚜렷하다. 금천구가 시흥동, 독산동 대단지를 중심으로 0.57% 하락했다. 실제 이들 지역 아파트 단지들의 실거래가 수억원 하락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금천구 독산동 '금천롯데캐슬골드파크1차'(전용 84㎡)는 지난 1일 7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20일 10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억6000만원 하락했다. 또 금천구 시흥동 '관악산벽산타운'(전용면적 114㎡)은 지난 1일 4억8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직전 최고가인 8억2300만원보다 3억4300만원 떨어졌다.

또 강북 14개 구 가운데서는 도봉구가 가장 큰 폭(-0.46%)으로 하락했다. 도봉구 창동 '창동주공18단지'(전용면적 45㎡)는 지난 4일 4억9000만원에 매매됐다. 직전 거래가보다 3000만원 하락했다.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주택 매수심리가 소폭 회복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6.4로 전주(66.0) 대비 0.4p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는 올해 1월 들어 5주 연속 오르다 2월 첫째 주 하락세로 돌아선 뒤 1주일 만에 다시 반등했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집을 팔려는 사람이, 200에 가까울수록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이 되는 9억원 이하 주택이 많은 동북권은 매수심리가 70선을 회복했다. 노원·도봉·강북구 등이 포함된 동북권 매매지수는 70.7로, 전주(69.6)보다 1.1p 올랐다. 2022년 10월 둘째 주 이후 70선을 회복한 게 이번이 처음이다.

부동산 시장에선 집값 반등의 초기 신호라는 의견이 나오지만, 집값이 바닥을 쳤다는 뚜렷한 징후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하락 폭이 다소 줄었으나, 뚜렷한 추가 매수세가 없기 때문이다. 거래량은 여전히 평년 대비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또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에도 고금리 기조가 여전하고, 경기 침체 우려에 집값 추가 하락 기대감이 커지면서 실수요자들이 매매 대신 관망세 유지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간 거래가 워낙 부진했던 데 따른 일시적 '기저효과'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집값 하방압력이 여전히 유효한 만큼 집값 바닥론을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주택 거래량과 매수심리 등이 소폭 상승했지만, 평년과 비교하면 시장 상황이 반전된다고 해석할만한 여지가 없다"며 "정부가 대대적인 규제 완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고금리에 경기 침체 기조가 이어지면서 보합 이상의 상승세 전환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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