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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신약 개발도 AI 시대…‘물질’ 발굴부터 ‘합성'까지 뚝딱

중앙일보

입력

JW중외제약은 최근 독일 머크 라이프사이언스(머크)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의 원료의약품 연구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머크는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서 화학 물질 합성방법을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제시하는 AI인 ‘신시아’를 보유한 글로벌 기업이다. 국내 제약사 중 머크의 신시아를 적용한 곳은 JW중외제약이 처음이다.

JW중외제약 측은 20일 이에 대해 “그동안 신약 연구에 집중됐던 AI 적용 분야를 원료합성 연구로 확대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약 연구가 특정 질환에 대한 신약 물질 화합물(분자구조)을 찾는 과정이라면, 원료합성 연구는 이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신약 물질을 정제나 주사제로 만들어 내는 과정을 뜻한다.

AI 이미지. [중앙포토]

AI 이미지. [중앙포토]

AI 신약 개발 시장 2027년 40억 달러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촉발된 디지털 전환(DX) 흐름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최근 챗GPT 이용자 폭증에서 보듯 일상에서 AI 활용은 대세가 되고 있다. 신약 개발 분야에도 AI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AI 신약 개발 시장 규모는 지난 2021년 4억 달러(약 5200억원)에서 2027년 4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AI 적용의 효과는 뚜렷하다. 통상 수만 가지 화합물을 일일이 찾고, 이를 실험용 약으로 만들어 임상 단계에 올릴 최종 신약 후보물질로 발굴하는 데는 5년 이상 걸리는 게 일반적이었다. 여기에 AI 플랫폼을 적용해 소요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식이다.

성과도 나오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홍콩 소재 AI 신약 개발업체인 인실리코메디신이 최근 자체 발굴한 특발성 폐섬유증(IPF) 약물 후보물질(INS018-055)의 임상 1상 결과 안전성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AI가 이 물질을 찾는 데는 46일이 걸렸다. 일반적인 경우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만 평균 5년가량 소요된다. JW중외제약과 대웅제약, 유한양행 등 제약사들이 자체적으로 AI 기술을 도입하거나 국내·외 전문 기업과 협업해 AI 신약 개발에 적극 참여하는 이유다.

신약 개발 AI 적용 범위도 넓어져 

JW중외제약이 지난달 독일 머크 라이프사이언스와 AI를 이용한 신약의 원료의약품 연구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진세호 JW중외제약 원료연구센터장(왼쪽)과 이남구 머크 사이언스 앤 랩 솔루션 비즈니스 대표가 업무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 JW중외제약]

JW중외제약이 지난달 독일 머크 라이프사이언스와 AI를 이용한 신약의 원료의약품 연구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진세호 JW중외제약 원료연구센터장(왼쪽)과 이남구 머크 사이언스 앤 랩 솔루션 비즈니스 대표가 업무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 JW중외제약]

신약 개발에 있어 AI 적용 영역도 꾸준히 넓어지고 있다. 기존 신약 연구에 있어서 AI 적용은 신약 후보물질, 즉 ‘단백질 구조(화합물)’를 찾거나, 기존 신약 후보물질이 다른 질환에도 효과(적응증)가 있는지를 알아보는 데에 집중됐었다.

최근에는 신약 후보물질을 실제 원료로 만드는 ‘합성연구’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일부 제약사들은 원료합성 업무를 24시간 로봇이 하는 환경도 구축하고 있다. 그동안 실제 합성 작업은 대부분 연구원의 손에 의존했으나 로봇이 이를 대체하는 ‘무인 랩’ 환경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를 통해 관련 연구 기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될 것이란 기대다. 또 로봇이 단순·반복적인 합성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연구원은 합성 전략 수립 등 보다 고차원적이고 효율적인 연구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제약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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