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화 번개장터 대표 인터뷰
패션거래 오프라인 매장 열고
사업자 진입 통해 생태계 키워
앱 이용자 80%가 MZ세대
상점 구독 등 소통의 장으로
패션거래 오프라인 매장 열고
사업자 진입 통해 생태계 키워
앱 이용자 80%가 MZ세대
상점 구독 등 소통의 장으로
번개장터는 중고 물품 거래를 중개하는 서비스다. 다른 중고거래 서비스와는 달리 이용자의 80%가 이른바 MZ세대다. 유독 패션 분야에 두각을 나타내 해당 분야 거래액만 연간 1조원에 달한다. 최 대표는 "번개장터가 패션 분야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가 번개장터에 합류한 것은 약 3년 전 일이다. 그는 구글·베인앤드컴퍼니·에이비인베브 등에서 주로 마케팅 관련 일을 해왔다. 특히 최 대표는 번개장터가 과거 본인이 마케팅을 총괄했던 유튜브와 유사한 점이 많다고 느꼈다. 그는 "유튜브는 누구나 자유롭게 동영상을 올리고 시청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며 "번개장터도 누구나 자유롭게 상품을 올리고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번개장터가 다른 중고거래 서비스와 달리 전문 사업자의 이용을 제재하지 않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최 대표는 "유튜브 동영상 중에는 개인이 만든 것도 있지만 미국 CNN 등 큰 기관에서 만든 것도 있다"며 "이처럼 번개장터도 전문 사업자의 진입을 허용해 생태계를 키우는 데 도움을 주는 식"이라고 말했다.
번개장터의 경쟁자는 당근마켓 등 다른 중고거래 앱이 아닌 백화점·인터넷 쇼핑몰 등 신제품 구매처다. 최 대표는 "마치 여행사의 진정한 경쟁자는 다른 여행사가 아닌 유튜브·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주말을 어떻게 보낼지를 결정할 때 밖으로 여행을 갈지 집에서 OTT를 볼지 하나를 결정해야 하니, 한정된 시간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는 의미다. 마찬가지로 소비자가 필요한 제품을 구매할 때도 신제품을 구매할지 중고거래를 이용할지를 놓고 하나를 결정하기 마련이다. 최 대표는 "중고장터 앱끼리 점유율을 놓고 경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들은 경쟁자가 아닌 중고거래 생태계를 같이 만들어가는 동지"라고 말했다.
번개장터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을 넘어 이용자 간 소통의 장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최 대표는 "인터넷상에서 '번개장터에서 포켓몬 관련 상품을 거래하다가 판매자와 친해졌다'는 식의 글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용자가 번개장터 앱 내에 개인 상점을 만들면 다른 사람이 이를 폴로어(구독)할 수 있는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같은 면모도 있다. 폴로어해둔 상점에서 새 상품이 올라올 때마다 알림을 받을 수 있다. 최 대표는 "옷 스타일이나 신체 사이즈가 비슷한 사람끼리 서로를 구독하는 식"이라며 "주로 젊은 10·20대가 번개장터를 이렇게 활용한다"고 말했다.
중고 상품을 거래하는 서비스인 만큼 검색·추천 알고리즘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위조품이나 유해 정보를 제외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용자가 원하는 상품을 찾기 위해 고품질의 검색 알고리즘을 도입했다. 최 대표는 "일반적인 인터넷 상점과 다르게 중고거래 시장에서는 올라오는 모든 상품의 상태·가격이 제각각"이라며 "이 중에 구매자가 가장 좋아할 것을 찾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번개장터는 향후 해외에 사는 사람이 국내 이용자와 번개장터를 통해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김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