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픈AI'가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AI)인 '챗GPT'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명문 홍콩대학교가 챗GPT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

18일(현지시간)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허리런 홍콩대 부총장은 학생들과 교사에게 보낸 내부 이메일에서 "대학 내 모든 수업, 과제 및 평가에 챗GPT 또는 다른 AI 도구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학생이 사전에 해당 수업의 교사에게 서면 동의(허가)를 얻지 않는 한 학교측에서는 표절 건으로 간주하겠다"고 말했다.

홍콩대학의 챗GPT 금지령은 단기적인 조치다. 허 부총장은 "홍콩대학은 AI 도구가 교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교사와 학생을 초청해 광범위한 토론을 진행하고, 교사들을 위한 세미나도 마련할 것"이라며 "하지만 학기 중에 매주 수업과 평가가 있는 만큼 갑자기 새로운 정책을 도입하기 어려워 이런 단기 조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홍콩 내 대학 중 챗GPT 사용을 금지한 건 홍콩 대학이 처음이다. 이미 미국 교육계에서는 챗GPT 퇴출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뉴욕시 교육부는 지난 1월 초 모든 공립고에 챗GPT 사용을 금지했고 로스앤젤레스와 시애틀 일부 학교 역시 ‘학문적 정직성 보호’를 위해 교내 챗GPT 접속을 차단했다.

이날 미 테네시주에 있는 밴더빌트 대학교의 피바디 교육대학 사무국은 지난주 미시간주립대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에 대해 애도 글을 챗GPT로 썼다가 사과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사무국이 학생들에게 보낸 이메일 마지막에 '오픈AI의 챗GPT에서 인용했다'는 문구가 포함되면서 거센 비판을 받은 것이다.

니콜 조세프 부학장은 "챗GPT를 사용한 것은 우리 대학의 가치와도 모순된다"며 사과하고 "이번 사례는 교육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신기술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AI에 대해 여전히 배워야 하는 것에 대한 성찰할 기회를 준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