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기사 상세

증권

돌아온 강달러 … 외국인 '폭풍매수' 멈췄다

강인선 기자
김제관 기자
입력 : 
2023-02-19 17:30:13
수정 : 
2023-02-19 19:05:54

글자크기 설정

美연준 긴축 우려 커지면서
달러당 원화값 1300원 위협
포스코홀딩스·SKT·KB금융
시총상위 대형주 팔아치워
3월 中리오프닝이 고비될듯
사진설명
올해 들어 코스피를 대거 매수하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수 규모를 급격히 줄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당 원화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월 13~17일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49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코스피 순매수 규모를 1월 5~11일 1조5003억원어치에서 1월 19~27일 3조3474억원어치까지 꾸준히 늘려오다가 최근 들어 매수 규모를 줄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연준의 긴축 우려가 커진 것을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잦아든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 고용, 소비 등 거시경제 지표가 긍정적으로 발표되고 물가 상승률 둔화는 더딘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준의 긴축 강도가 높아지거나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동기 대비 6% 오르며 시장 기대치(5.4%)를 넘어서고, 앞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6.4%로 시장 전망치(6.2%)를 웃돌자 연준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들이 쏟아졌다. 당초 월가에서는 연말 기준금리가 5.2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으나, 곳곳에서 5.5%까지 올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추가 긴축 우려가 확대되고 하반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후퇴하면서 위험을 피하려는 기조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연준의 긴축 강도가 세지면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주가는 하락한다. 선진국 증시에는 특히 더 좋지 않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이율이 높아진 미국 채권을 사기 위해 달러 확보에 나서면서 화폐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화폐 가치가 추가로 하락하는 것을 두려워한 투자자들은 신흥국 주식이나 채권을 매도한다. 실제 강달러 현상도 한 달여 만에 다시 찾아왔다. 지난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1299.5원에 거래를 마감해 지난해 12월 19일 1302.9원 이후 종가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13~17일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상위 종목에는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으로 올해 들어 상승폭이 컸던 기업들과 성장주들이 다수 분포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 기간 포스코홀딩스를 142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철강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과 포스코케미칼·에너지 등 자회사 가치가 부각되면서 주가가 올해 들어 22% 상승했다.

카카오·카카오뱅크·네이버 등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들도 순매도 규모가 컸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카카오를 613억원어치, 카카오뱅크를 596억원어치, 네이버를 56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들은 각각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상위 종목 8위, 9위, 10위를 차지했다.

향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점치는 시각은 갈린다.

매도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논리는 환율이다. 달러당 원화 가치의 상승 요인보다는 하락 요인이 더 크기 때문이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가 동결될 전망이 우세해 미국과의 통화정책 차별화 우려가 있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채 선물 매도 우위가 이어지며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최근의 외국인 투자자 매도세는 일시적인 현상일뿐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가시화되면 매수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신흥국 증시를 대표하는 중국 경기가 호전돼 국내 기업들에 대한 투자심리도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인선 기자 / 김제관 기자]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