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2월 16일 오후 5시

SM엔터테인먼트(종목명 에스엠) 주가가 16일 13만원을 뚫었다. 이날 확인되지 않은 기타법인이 SM엔터 주식 850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장 막판에 급등했다. 시장에선 매수 주체를 놓고 카카오 측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현재 SM엔터를 대상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는 하이브에 맞서 카카오가 ‘대항 공개매수’를 발표하기 앞서 장내에서 일정 지분을 먼저 확보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일각에선 하이브, SM엔터 지분 약 4.2%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컴투스, 하이브와 카카오의 공개매수 전쟁을 예상하고 ‘차익거래 베팅’에 나선 제3의 투자 관련 기업 등이 매수에 나선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SM엔터는 이날 7.59% 급등한 13만1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 12만원보다 9.91% 높은 수준이다. 개장 초반만 해도 보합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오후 1시30분 무렵부터 급등세를 탔다.

투자자 분류상 기타법인으로부터 대량 매수 주문이 나오면서 주가가 뛰었다. 이날 기타법인 순매수 금액은 849억원(67만5000주)에 이른다. 전체 2.83% 수준이다. 매수 주문은 IBK투자증권 창구를 통해 이뤄졌다. 증권사에 매수 규모를 정해주고 장중 내내 일정하게 사들이는 방식으로 매수가 이뤄졌다.

기타법인은 펀드나 연기금이 아닌 일반 법인을 의미한다. 앞서 7일 카카오가 SM엔터 신주 및 전환사채(CB)를 인수해 지분 9.05%를 확보하는 계약을 발표하기 직전에도 의문의 기타법인이 나흘 동안 330억원어치 넘게 순매수했다.

이날 SM엔터 주식을 산 기타법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시점에서 카카오 또는 카카오 계열사, 하이브, 컴투스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이날 증권가에선 ‘주문이 나온 곳이 IBK투자증권 판교지점’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인근에 있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한 공개매수 전문가는 “카카오가 공개매수를 결심했다면 공개매수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SM엔터 주식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