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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슬램덩크’ 1위·‘오세이사’ 100만 돌파...일본여행만 대박난게 아니었다

성정은 기자
입력 : 
2023-01-30 10:48:24
수정 : 
2023-01-30 10:5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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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 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 제공|바이포엠스튜디오

일본 콘텐츠가 연초 한국 시장을 파고들었다.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3040의 추억을 깨우며 주말 박스오피스 첫 정상에 오르는가 하면 일본 로맨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이하 ‘오세이사’)는 일본 영화로는 21년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엔데믹으로 일본 여행이 급증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MZ세대를 중심으로 J콘텐츠가 순항 중이다.

‘오세이사’ 100만 돌파, 日 영화 21년만의 기록

영화 수입사 미디어캐슬에 따르면 ‘오세이사’는 지난 29일 낮 12시 3분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관 통합전산망을 기준으로 누적 관객수 100만966명을 기록, 100만을 돌파했다. 애니메이션을 제외한 일본 영화가 한국에서 1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2002년 공포영화 ‘주온’ 이후 21년 만이다.

한국에서 개봉한 일본 실사영화 1위는 이와이 슌지 감독의 멜로영화 ‘러브레터’(1995)로, 115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주온’이 101만여명으로 2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오세이사’의 순위 탈환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오세이사’는 지난해 11월 30일 한국 개봉 이후 현재까지도 박스오피스 10위권에 머무르며, 개봉 61일만에 100만 관객 기록을 세웠다.

배우 미치에다 슌스케가 25일 내한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했다.  강영국 기자
배우 미치에다 슌스케가 25일 내한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했다. 강영국 기자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오세이사’는 불의의 사고로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게 된 여고생 마오리(후쿠모토 리코 분)와 동급생 도루(미치에다 슌스케 분)의 풋풋한 첫사랑을 그렸다. 자고 일어나면 사고 후 기억을 모두 잊는 마오리는 일기와 사진 등 기록에 의존해 살아간다. 마오리는 도루에게 병을 숨기려 하고, 도루는 모든 걸 알면서도 모른 척하며 마오리의 곁을 지킨다.

개봉 이후 한국의 Z세대 여성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장기 상영 중이다. 최근 한국영화에서 보기 어려운 순수한 사랑 이야기가 젊은 관객들을 사로잡았다는 평이다.

영화가 장기 흥행하자 ‘오세이사’로 첫 주연을 맡은 미치에다 슌스케는 지난 25일 내한, 기자회견에서 “‘오세이사’라는 작품이 바다를 건너서 한국까지 오게 되고, 일본 실사 영화 톱(TOP) 3에 올랐다는 것도 매우 영광”이라고 한국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제공|NEW
‘더 퍼스트 슬램덩크’. 제공|NEW
‘슬램덩크’ 역주행 1위, ‘슬친자’ 양산

그런가하면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개봉 4주차에 처음으로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르며 무서운 뒷심을 보여주고 있다.

30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지난 주말(27∼29일) 관객 24만9000명(매출액 점유율 21.5%)을 동원하며 ‘교섭’, ‘아바타:물의 길’을 제치고 주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전날까지 누적 관객수는 192만2000여명으로 200만 돌파를 앞뒀다. 지난 4일 개봉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개봉 24일째인 27일 처음 1위에 오른 뒤 사흘 연속 1위를 지켰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전국 제패를 꿈꾸는 북산고 농구부 5인방의 꿈과 열정, 멈추지 않는 도전을 그린 애니메이션 영화로 만화 ‘슬램덩크’를 원작으로 한다. 만화 ‘슬램덩크’는 이노우에 다케히코 작가가 1990~1996년 주간소년점프에 연재, 전 세계 누적 발행 부수만 1억2000만부를 넘는 글로벌 히트작이다. 원작자가 직접 영화화했다.

스포츠만화의 정석으로 불리는 ‘슬램덩크’는 90년대 한국에서도 뜨거운 인기를 누린데 이어 이번 영화 개봉으로 3040세대의 추억을 소환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극장가에는 아들 딸 손을 잡고 찾은 아빠부대가 부쩍 늘었다.

‘슬친자’(슬램덩크에 미친자)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영화의 인기는 물론이고 피규어와 유니폼 등 각종 굿즈를 판매하는 팝업 스토어에는 연일 줄이 늘어섰으며 ‘슬램덩크’ 와인 등 다양한 협업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다양한 장르로 한국 MZ 파고드는 일본 콘텐츠

일본 문화 콘텐츠에 대한 한국 MZ세대의 호응은 사실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문화계에서는 한국 영화 드라마 등이 소위 ‘장사’가 되는 특정 장르에 몰리는 경향이 있는 반면 일본 콘텐츠는 다양하면서도 특유의 색깔과 감성을 지녀 일본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없는 한국의 젊은층을 점점 더 파고들고 있다고 본다.

‘오세이사’를 수입한 미디어캐슬 강상욱 대표는 연합뉴스에 “막 50대에 접어든 제가 보기에는 새롭지는 않았지만 주요 관객층인 10∼20대에게는 신선하게 다가간 것 같다”고 인기 비결을 밝혔다.

강 대표는 “기억상실을 소재로 한 로맨스 영화들이 많다. ‘첫키스만 50번째’(2004), ‘이터널 선샤인’(2004) 등 유명한 영화도 있다”면서 “그런데 어린 친구들 입장에서는 접해본 적 없던 이야기였던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대사나 인물들의 미묘한 감정도 매력적이다. 여기에 남자 주인공(미치에다 슌스케)의 인기도 큰 몫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어릴 때부터 일본 작품을 즐겨봤다는 강 대표는 “일본 콘텐츠의 매력은 작은 주제도 굉장히 잘 다룬다는 점이다. 로맨스, 요리, 스포츠, 춤 등 장르가 다양하다는 것도 큰 강점”이라고 일본 콘텐츠의 장점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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