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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 귀환에 출근이 대수냐”…더현대서울 ‘팝업의 성지’된 까닭 [이코노Y]

‘더현대서울’ 2년 연속 ‘가장 핫한 팝업 장소’로 선정
과거 홍대·가로수길→더현대서울·성수로 핫플 옮겨가
슬램덩크 팝업에 800명 오픈런, 팝업 경쟁 더 치열해질 것

더현대서울 슬램덩크 팝업스토어 현장사진. [사진 현대백화점]
[이코노미스트 김채영 기자] “슬램덩크 팝업스토어 가려고 연차 냈어요”

여기도 ‘팝업’, 저기도 ‘팝업’이다. 한정된 기간동안 브랜드와 제품을 알리는 팝업스토어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들의 ‘핫한 놀이터’가 됐다. 꼭 제품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물씬 풍기는 장소를 방문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리는 이들의 놀이문화만으로 자연스러운 홍보 효과가 있어 유통업체들이 팝업스토어 꾸미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 매장에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 팝업 스토어 오픈소식에 약 300명의 팬들이 오픈런(개점 전부터 대기하는 행위)을 하기 위해 지난 25일부터 팝업 스토어 앞에 대기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 온라인커뮤니티]
슬램덩크 굿즈 사려고 ‘800명’ 오픈런

지난해 11월 여의도 ‘더현대 서울’ 1층 팝업존에서 진행됐던 '아바타: 물의 길' 미디어 아트 팝업스토어 모습. [사진 현대백화점그룹]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등 대형 유통사들이 MZ세대를 끌어모으기 위한 이색 팝업스토어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과거에는 ‘홍대’나 ‘가로수길’ 등 특정 지역에 팝업스토어가 몰려있었다면 최근엔 백화점이나 쇼핑몰과 같은 특정 건물 내에 열리는 경우가 많아 팝업의 장소 및 특성도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특히 ‘더현대 서울’은 ‘팝업의 성지’라 불리며 수많은 소비자를 모으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KPR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소가 매스미디어와 SNS(트위터, 인스타그램), 웹(블로그, 커뮤니티) 상의 빅데이터 약 10만 건을 대상으로 팝업스토어 관련 연관어를 분석한 결과 가장 화제가 된 팝업스토어는 재작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2년 연속 더현대 서울로 나타났다.

2020년까지만 했어도 인사동, 가로수길, 용산, 잠실 등이 팝업스토어 연관어 상위 5위 안에 들었었지만 최근엔 완전히 사라졌고, 명동이란 키워드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홍대가 유일하게 살아남아 지난해에도 상위권 자리를 지켰다.

KPR측은 더현대 서울 팝업스토어 인기 요인에 독특한 매장 운영 방식과 팝업스토어 방문 목적의 변화 때문으로 분석했다. 현대백화점 측에 따르면 더현대 서울에서 지난해 상반기에만 약 150여 개 팝업스토어가 열렸고, 올해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더현대 서울은 처음 만들 때부터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을 겨냥해 지하 2층을 다양한 팝업스토어가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크리에이티브 전용관’으로 꾸몄다”며 “1층과 5층에서도 다양한 팝업스토어가 운영되고 있어 많은 소비자를 끌어모으고 있어 백화점 매출 증대에도 좋은 효과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슬램덩크 인스타그램에 게재된 입장 웨이팅 안내문.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더현대 서울은 그동안 아이돌부터 캐릭터, 유튜버 등 다양한 콘텐츠의 팝업스토어를 선보여왔다. 그중에서도 지난 26일 공개된 ‘슬램덩크’ 팝업스토어는 역대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애니메이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누적 관객수 167만명을 기록해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며 한정판 피규어 등을 구매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에 800명 이상의 대기행렬이 이어진 것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슬램덩크 팝업스토어 오픈 하루 전부터 오픈런 줄이 시작돼 오픈 당일 오전에 이미 대기자가 800명을 넘어 일찌감치 대기예약이 마감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6일 오전 팝업스토어가 열리는 더현대 서울 지하 2층엔 오픈 시간보다 한참 이른 오전 9시쯤부터 지하철역 무빙워크를 따라 약 100m의 줄이 늘어서 있었다고 전해졌다.

더현대 팝업 입점하려면 ‘최소 3개월’ 대기

디올은 지난해 5월 1일 성수동에 콘셉트 스토어 ‘디올 성수’ 매장을 오픈했다. [김채영 기자]

팝업스토어 필수 코스로 거듭난 더현대 서울은 현대 팝업스토어 대기 기간만 수개월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팝업스토어는 백화점 측에서 직접 오픈 요청을 하는 경우도 있고, 업체 측에서 들어오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경우도 있다”며 “더현대에 들어오기 위해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미 몇 개월치가 다 찬 상태로 대기 기간은 최소 3개월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더현대 서울에 이어 2위를 차지한 팝업스토어 성지는 ‘성수동’이다. 지난해 5월 성수동에 들어온 ‘디올 성수’ 팝업스토어는 수많은 소비자들이 방문하는 성수동 필수 코스가 됐고, 이외에  체험과 전시를 함께한 독특한 공간구성의 팝업스토어가 젊은 소비자들을 모으고 있다. KPR측은 “성수동에 가로수길 패션 및 뷰티 브랜드들이 성수동으로 옮기며 상권 이동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2월 15일 오후 잠실 롯데월드몰 1층에서 열린 잔망루피 팝업스토어에 입장하기 위해 관람객들이 줄을 선 모습. [김채영 기자]
롯데쇼핑에서 운영하는 잠실 롯데월드타워몰 1층도 대표적인 팝업스토어 중심지다. 짧게는 1주일에서 길게는 몇 주 간격으로 팝업스토어 콘셉트가 바뀌며 소비자들의 필수 방문지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2월 운영됐던 ‘잔망루피’ 팝업스토어에는 오픈 당일 오전부터 오픈런 줄이 길게 늘어섰고, 순식간에 300명의 대기자들이 몰려 큰 관심을 모았던 바 있다.

유통업계의 팝업스토어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는 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면 실내에서 진행되는 팝업스토어 행사가 더 많아질 것”이라며 “팝업스토어는 코로나19 때 온라인으로 옮겨갔던 소비자를 오프라인으로 끌어오는 효과가 매우 뛰어나, 제품 판매 목적이 아닌 소비자 집객을 목적으로 하는 이색 팝업스토어들이 우후죽순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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