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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의점·햄버거집에서도 ‘OK’…채식 대중화 속도 [비건이 대세?]
가치소비 중시되며 대체육 수요↑
편의점 CU는 대체육, 대체 해산물에 이어 이달 대체 계란을 활용한 도시락, 샌드위치 등의 간편식을 출시했다.[CU 제공]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10년째 비건(Vegan)을 실천하고 있는 김모(43) 씨는 최근 편의점에 자주 들른다. 김씨는 “예전에는 밖에서 음식 사먹을 때 완전 채식은 종류도 제한적이고, 뒤에 성분표도 일일이 확인하느라 힘들었는데 요즘에는 채식 전용 브랜드나 제품이 늘어나 맛도 포기하지 않아도 되고 선택지가 훨씬 넓어졌다”고 말했다.

국내 채식 인구가 늘면서 식품업계는 물론 유통업계의 신제품 출시가 줄을 잇고 있다. 아직 전체 시장 규모는 작지만 성장 가능성이 큰 미래시장인만큼 온·오프라인 공간에서 차근차근 인지도를 쌓아 비건식품 시장을 미리 선점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난 것이다.

2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국내 식물성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20년 대비 29.7% 증가한 2260만달러(약 278억원)로 전망된다. 비건 식품은 식물성 대체육을 비롯해, 유제품, 면류, 냉동식품 등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는데 최근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것은 대체육 시장이다.

국내 대체육 시장은 초기에는 중소기업, 스타트업 중심으로 성장했으나 점차 대기업의 진출이 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채식주의자뿐만 아니라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일반 고객 사이에서도 식물성 대체육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편의점 CU는 대체육, 대체 해산물에 이어 이달 대체 계란을 활용한 도시락, 샌드위치 등의 간편식까지 출시했다. CU는 2019년 편의점 최초로 ‘채식주의’ 브랜드를 만들어 도시락부터 파스타에 이르기까지 40여 가지 채식 간편식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왔다. 이들 시리즈는 지금까지 550만개가 팔렸다.

대체 계란인 채란은 푸드테크 전문기업의 기술을 바탕으로 묵, 녹두, 단호박, 대두 등 식물성 원재료로 개발했다. 실제 계란의 흰자와 노른자는 물론, 특유의 맛과 식감을 최대한 유사하게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신세계푸드 대체육 매장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 [신세계푸드 제공]

신세계푸드는 대안육 브랜드 ‘베러미트(Better Meat)’의 팝업 스토어를 지난해 7~12월 선보인 데 이어, 이달 아예 정규매장 ‘더 베러 베키아에누보’를 청담동 SSG푸드마켓 지하 1층에 오픈했다. 베러미트를 활용한 메뉴와 다양한 제품을 만날 수 있는 캐쥬얼 다이닝 콘셉트 정규매장이다.

지난해 식물성 정육 델리를 콘셉트로 선보인 ‘더 베러(The Better)’의 누적 방문객은 1만3000명이 넘을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고, 이후 소비자들의 제품 구매 문의가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신세계푸드는 베러미트를 대안육 대표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식품업체가 세운 비건 레스토랑도 이미 자리를 잡아가는 추세다. 지난해 5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에 비건 인증 레스토랑 ‘플랜튜드’를 차렸던 풀무원은 2호점을 올해 3월 서울 용산구에 오픈한다. 농심은 지난해 5월부터 비건(vegan)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인 ‘포리스트 키친’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에 운영 중이다.

일상생활에서 접하기 쉬운 버거 전문점에서도 대체육 상품을 먹을 수 있다. 롯데리아는 2020년 업계 최초로 100% 식물성 패티로 구성된 ‘리아 미라클버거’를 출시했으며, 대체육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이달 초 ‘리아 미라클버거Ⅱ’를 리뉴얼 출시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3월 문을 여는 글로벌 수제 버거 브랜드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 아시아 1호점에서도 채식 버거를 만날 수 있다.

MZ세대의 ‘미닝아웃(Meaning Out)’ 트렌드를 반영해 비건 인증을 적극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지평주조는 주류 선택에 고충이 있었을 비건 인구를 위해, 한국비건인증원으로부터 기존 제품 4종에 대해 비건 인증을 획득했다. 막걸리업계 최초로 비건 인증을 받아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 호응을 얻었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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