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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에 전일제 취업자 200만명 넘게 감소…흔들리는 일자리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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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1-20 06:20:17   폰트크기 변경      
작년 주36시간 이상 취업자 1957.8만명…11년만에 2000만명 밑으로

2015년 이후 5년만에 236만명 감소

플랫폼 증가 등 고용시장 여건 변화

구직자도 전일제 근로 선호도 낮아져


[대한경제=권해석 기자]고용 안정성이 높은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가 최근 5년만에 200만명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코로나19의 위기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이례적인 고용 훈풍이 불었지만 일자리 질 측면에서는 불안한 지점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1957만8000명이다. 1년전보다 2.5%(49만9000명)이 감소했다.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지난 2011년(1952만7000명) 이후 11년만에 처음으로 2000만명 밑으로 내려갔다.

주 36시간은 통상 단기간 근로(파트 타임)와 전일제 근로(풀 타임)를 나누는 기준이 된다.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가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임금이나 근로조건 등이 좋은 일자리가 감소했다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2017년 2193만명으로 정점을 찍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줄어든 주36시간 이상 취업자 수는 236만명에 이른다.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 감소는 고용 시장 자체가 위축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기보다 고용 형태의 변화로 볼 여지가 많다. 전체 취업자 수는 최근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확산했던 2020년에는 전체 취업자가 전년보다 21만8000명이 줄었다. 하지만 2021년에는 36만9000명이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81만6000명이 늘어나면서 22년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를 기록했다.

취업자 증가는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이끌고 있다. 지난해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1년전보다 132만2000명이 늘어난 802만8000명이다. 1980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많다.

주휴수당과 퇴직금 등을 받을 수 없는 15시간 미만 초단기 취업자도 작년에 역대 최대인 157만7000명으로 조사됐다.

정부 안팎에서는 지난 정부에서 많이 늘린 재정일자리 영향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고용 시장 구조 자체가 바뀌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배달 등 플랫폼 경제가 커지면서 단기 일자리가 수요가 많이 늘어났고, 구직자도 과거와 달리 전일제 근무보다 일하는 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일자리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경기 둔화로 취업시장이 얼어붙으면 상대적으로 취약한 단기 일자리가 먼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부는 올해 취업자 수 증가 규모가 10만명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단기 일자리가 늘어나는 데는 일자리 여건과 함께 구직자의 인식 변화도 한몫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배달 노동자 등 단기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관심을 두고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해석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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