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기사 상세

기업

“이게 가능해?”…코골이하다 ‘헉’ 숨 멈추면 베개가 이렇게

김시균 기자
입력 : 
2023-01-15 21:10:50
수정 : 
2023-01-15 21:13:00

글자크기 설정

헬스케어 업체 ‘퓨어렉스’가 미국 빅테크 기업 엔비디아와 손잡고 인공지능(AI) 코골이·수면무호흡 완화 베개를 개발해 연내 선보인다. 국내 스타트업이 글로벌 AI·딥러닝 분야 최강자인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베개 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4일 퓨어렉스에 따르면 해당 배게에는 코골이 환자와 수면 무호흡 환자의 수면 및 수면 중 호흡 데이터를 딥러닝한 엔비디아의 AI 소프트웨어를 탑재할 예정이다.

이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베개는 수면 중인 사용자가 수면 중 코골이 또는 호흡이 멈추는 수면 무호흡 증상을 보이는 즉시 베개 한 쪽을 천천히 부풀게 하는 등 미세하게 움직여 수면자의 머리를 측면으로 돌려준다.

이를 통해 수면 중인 사람의 닫힌 기도를 빠르게 확보시켜줌으로써 수면 무호흡을 완화하고 수면의 질을 높여주는 것이다. 엔비디아의 AI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베개 내 센서가 수면자의 호흡 및 호흡 멈춤 현상을 실시간으로 정밀 측정하기 때문에 제품 출시가 이뤄진다면 국내 수면제품 시장에 적잖은 반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 연말 출시 예정인 이 베개는 고려대 세종캠퍼스가 주관하는 ‘엔업 프로젝트’의 결실 중 하나다. 엔업 프로젝트는 엔비디아와 협력으로 혁신성을 ‘업’(UP)그레이드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미국을 대표하는 빅테크 기업 엔비디아가 주최해 자사 기술력 핵심인 AI, 딥러닝, GPU 기술력과 연계 가능한 국내 업체를 자체 심사 ·평가해 10여 곳을 선정하고, 지원금을 주는 등 협업 프로젝트를 벌이는 방식이다.

ㅇㅇ
퓨어렉스에서 2022년 출시한 ‘스마트 모션 베게’ [사진 출처 = 퓨어렉스]

퓨어렉스는 지난해 4월 엔비디아로부터 선정 통보를 받았고, 같은 해 5월부터 협업에 이미 들어가 있다. 김경수 퓨어렉스 대표는 “작년 5월부터 협업에 들어가 작년 12월 1차 프로젝트가 끝났다”며 “순천향대병원에서 올해 1월부터 의료기기용 임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시판을 위한 허가 절차들을 밟으면 올 연말께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가 엔비디아와 엔업 프로젝트를 할 수 있게 것은 자체 수면 베개의 혁신성을 높게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아시아 최대 수면 병원인 지앤지병원에서 37명의 코골이·수면 무호흡 환자를 대상으로 이미 임상을 벌여 자체 코골이·수면 무호흡 베개 개발을 완료했다.

국제학회에서도 이미 공인된 코골이·수면 무호흡증 완화 요법인 ‘수면체위요법’을 베개에 적용한 것이 핵심이다. 김 대표는 “현재 출시된 제품은 자체 개발한 감지센서를 3개 부착해 수면자의 수면 중 머리 위치, 코골이 소리 등을 측정한다”며 “코를 골면 베개를 미세하게 움직이게 함으로써 기도 확보를 가능하게 해 준다”고 설명했다.

실제 해당 제품은 지난해 임상 결과 수면자의 코골이 강도·소리·길이를 71%가량 줄였고, 수면 무호흡의 발생 횟수를 50% 이상 감소시키는 등 뚜렷한 개선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대표는 “올 연말 엔비디아의 AI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업그레이드 버전에서는 이보다도 대폭 높아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수면협회에 따르면 수면베개를 비롯한 첨단 수면제품 시장, 이른바 ‘슬립테크’ 시장은 연 평균 10% 이상 고속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1년 5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국내 시장 규모는 2015년 2조원대로 급팽창했고, 2021년 기준 3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