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 수질은 '나쁨'…샤워기 필터로 혁신상 받은 스타트업 [CES 2023]
'38.5℃, 150, 아주 좋음'

샤워기 옆에 달린 작은 LCD 화면에서 물의 온도와 수질의 수준이 표시된다. 스마트폰 앱과 연동해 우리집의 수질을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도 있다. 스타트업 에스엠티가 내놓은 샤워기 수질 관리 솔루션인 '워터엔'이다. 이 제품은 CES2023에서 스마트 시티 분야 혁신상을 받았다. 미국 최고 권위의 발명상인 '에디슨 어워드'의 올해 시상식에서 최종 수상 후보로 올라 있기도 하다.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 엑스포의 스타트업 특화 전시장 '유레카 파크'에서 만난 이동욱 에스엠티 대표는 "사물인터넷(IoT)을 적용하면 '물'도 기술력을 뽐낼 수 있는 수단이 된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선보인 워터엔은 수온 뿐만 아니라 수질을 '아주 나쁨'부터 '아주 좋음'까지로 표현한다. 물해 용해된 고형물의 정도를 ppm으로 나타냈는데, 이 수치가 150 이하면 아주 좋음, 500을 넘으면 아주 나쁨으로 나타난다. 스마트폰 앱에선 우리집의 월간, 연간 수질 데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 대표는 "한국에선 주로 200 미만의 수치가 나오는데, 라스베이거스에선 이 수치가 500이 넘는 경우가 많더라"며 웃었다. 이어 "'붉은 수돗물' 같은 사태에도 일종의 전조 증상이 있고, 이런 수질의 변화를 미리 감지했으면 가정에서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에스엠티의 부스엔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깜짝 방문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수질이 좋지 않은 미국이나 유럽 지역들로부터 꽤 관심을 받고 있다"며 "오늘 코스트코로부터 즉석에서 제품 공급 제안을 받았는데, 앞으로 수출이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에스엠티는 한국수자원공사의 지원을 받아 CES2023에 참가했다. 수자원공사는 K워터관이란 이름으로 14곳의 물 관련 스타트업과 함께 전시장을 꾸렸다. 수자원공사는 2018년부터 5년간 150곳 이상의 '물 스타트업'을 발굴해 멘토링과 투자 유치 등을 지원해왔다. CES에 전시관을 차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라스베이거스=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