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업계에 따르면 소비자가 포시마크에 접속하면 가품을 판매한다는 게시글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영어로 '모조품(copy)'이나 '복제품(replica)'을 검색하면 판매글이 쉽게 나온다. 국내 중고 거래 1위 당근마켓의 경우 가품 판매글을 지속적으로 제재하고 있지만, 포시마크는 가품 거래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이날 포시마크에서 '아디다스 이지 부스트 700 웨이브 러너'를 검색하면 모조품(copy)이라고 함께 표기된 제품이 검색된다. 이 제품의 판매 가격은 115달러(약 14만6600원). 이 제품을 국내 한정판 거래 1위 플랫폼인 네이버 크림에서 검색하면 즉시 구매가는 39만원에 달한다. 심지어 이 판매글의 댓글을 보면, 사용자가 '정품인가?'라고 묻자 판매자는 '아니다. S급 모조품(identical copy)'이라고 홍보한다. 이 판매글은 한 달 넘게 포시마크에 게시되고 있는데 그만큼 가품 점검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처럼 포시마크가 가품 거래를 방치하는 것은 국내 중고 거래 플랫폼과 다른 정책 때문이다.
포시마크 홈페이지를 보면 구매자를 위해 무료 배송과 정품 검수 서비스를 한꺼번에 제공하는 '포시 어센티케이트(Posh Authenticate)' 정책이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포시마크가 주문 가격 500달러 이상일 때만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가품이 저렴하게 거래되는 점을 감안하면 가품 거래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는 셈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쇼핑은 판매자와 구매자를 중개할 뿐이라며 가품 거래에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면서 "네이버가 거액을 들여 인수하는 포시마크 또한 같은 문제를 지니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포시마크 인수를 결정할 때 면밀히 따져보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네이버 크림을 포함한 중고 거래 플랫폼들이 정품 검수를 위한 투자를 늘려 나가고 있다"면서 "정작 네이버가 2조원 이상을 들여 인수한 포시마크를 통해 가품이 국내 시장으로 흘러올 수 있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위조상품 판매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기술적, 제도적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구매 보호 정책도 시행해 가품 유통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식 기자 / 김대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