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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최대 39개월치 드릴테니”…‘최대 실적’ 은행원도 대거 짐싼다

류영상 기자
입력 : 
2022-12-15 17: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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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도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
비대면거래·경기침체 우려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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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매경 DB]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는 은행권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올해 대규모 희망퇴직이 단행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촉발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서슬 퍼런 칼바람이 되고 있다.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점포 방문자 수는 크게 줄었고,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과거의 감원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꺼내든 고육책이었다면 지금은 정례화 경향을 띤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난달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대상자 선정심사를 진행 중이다. 대상자는 전 직급 10년 이상 근무자 가운데 만 40~56세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가 희망퇴직 신청자에 포함됐다. 보상 규모는 지난해 보다 11개월치가 늘어 월평균 임금의 20~39개월 치를 지급할 방침이다.

같은 기간 수협은행도 모든 직급 15년 이상 근무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보상 규모는 최대 37개월치로 심사를 거쳐 오는 31일 희망퇴직자를 최종 확정한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BNK부산은행과 BNK경남은행이 지난 1일까지 신청을 마쳤다. 10년 이상 근무자에 대해 월평균 임금 32~42개월치를 지급한다. 이를 시작으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도 늦어도 내년 1월 희망퇴직 신청을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희망퇴직 규모는 예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은행들은 역대급 실적을 거둔 만큼 직원들에게 유리한 희망퇴직 조건을 내세울 수 있어 ‘인력 순환’의 적기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희망퇴직 신청 때에는 ▲KB국민은행 674명 ▲신한은행 250명 ▲하나은행 478명 ▲우리은행 415명 ▲NH농협은행 427명 등 5대 시중은행에서만 총 3646명이 짐을 쌌다.

은행에서 시작된 희망퇴직은 증권사 등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먼저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율이 높은 중소형 증권사들이 구조조정에 착수하는 모습이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달 28일까지 신입사원을 제외한 정규직 직원 대상으로,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5일부터 1967년생(56세) 이상 및 근속연수 20년 이상 고직급에 대해 희망퇴직을 접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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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연합뉴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희망퇴직 대상이 주로 50대 이상이었다면, 이젠 40대 이하로 그 대상이 확대되고 있어 내년 고용 한파는 더 심각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희망퇴직에 대해 부정적 시각도 감지된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비용절감에 급급해 인력을 줄여 나가는 모습을 보니 씁쓸하다”면서 “금융지식이 해박한 행원들을 무조건 퇴출 시키기 보다는 재교육을 통해 중소·중견기업에 신용관리 등의 전문적인 업무를 맡기는 방향으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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