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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불황 속 선전하는 크볼렉트 ‘이승엽 56호 홈런 신기록’을 내 지갑 속에?

  • 반진욱 기자
  • 입력 : 2022.12.02 17:26:38
NFT 시장이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선전하는 NFT 플랫폼이 있어 눈길을 끈다. 한국 프로야구(KBO) 선수 NFT를 사고팔 수 있는 ‘크볼렉트(KBOLLECT)’다. 두나무 컨소시엄(두나무, 네이버, 라운드원스튜디오)이 한국야구위원회(KBO)의 ‘NFT 상품 개발 사업’에 사업자로 뽑히면서 탄생한 플랫폼이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기반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좋아하는 선수의 생생한 모습을 소장하고 싶어 하는 야구 팬과 팬덤이 탄탄한 IP를 원하는 NFT 투자자의 수요를 모두 충족시키며 주목받는다.

KBO 기록 중 이승엽의 56호 아시아 신기록 홈런과 같이 진기한 기록은 높은 평가를 받는다(위). 선수들의 활약에 따라 등급과 가격이 나뉜다. 브론즈 등급은 비교적 저렴하지만 등급이 오를수록 가격이 급등한다(아래). (화면 갈무리)

KBO 기록 중 이승엽의 56호 아시아 신기록 홈런과 같이 진기한 기록은 높은 평가를 받는다(위). 선수들의 활약에 따라 등급과 가격이 나뉜다. 브론즈 등급은 비교적 저렴하지만 등급이 오를수록 가격이 급등한다(아래). (화면 갈무리)



▶크볼렉트가 뭐길래

▷스포츠 카드와 NFT의 결합

KBOLLECT는 KBO 리그 경기 장면(PLAY)을 NFT 형태로 담은 상품이다. KBO 리그 경기 영상과 상징물을 ‘민팅(고유의 번호를 입히는 것)’해 만든 NFT화 상품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전체적인 시장 시스템은 수집용 스포츠 카드 시장과 비슷하다. 스포츠 선수 카드는 선수의 유명도, 카드의 희귀도 등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크볼렉트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경기 장면의 희귀도, 해당 선수 유명도에 따라 등급이 총 4단계로 나눠진다. 브론즈 → 실버 → 골드 → 플래티넘 순으로 갈수록 가격이 비싸다. 브론즈는 일반적인 안타·도루·삼진 장면으로 구성됐다. 예를 들어 ‘안치홍 롯데 자이언츠 안타’ 브론즈 카드가 있다고 치자. 해당 카드는 롯데 자이언츠 안치홍 선수가 안타를 친 장면을 NFT 파일로 만든 것이다. 브론즈 등급이라 한 번에 많은 물량이 드롭(생산)된다.

실버 등급은 좀 더 극적인 상황을 모아서 만든 카드다. 타자가 적시타(점수를 내는 안타)나 홈런을 친 장면과 투수가 승리·세이브·홀드를 기록하는 순간을 담아 만든다. 카드 이름은 ‘NC 다이노스 권희동 적시타’ 같은 형식으로 표기한다. 해당 카드를 선택하면 권희동 NC 다이노스 선수가 적시타를 친 장면이 재생된다. 가격은 대부분 카드가 5만원 이상으로 비교적 높게 형성돼 있다.

골드 등급은 야구 경기에서 보기 힘든 장면으로 꾸려진다. 연타석 홈런, 끝내기 홈런, 끝내기 사구 등 다소 진기한 장면이 ‘골드 등급’ 카드로 탄생한다. 2018년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박병호 선수의 역전 투런 홈런을 담은 ‘박병호 투런 홈런’ 카드의 경우 가격이 200만원을 훌쩍 넘는다.

가장 높은 등급인 ‘플래티넘’의 경우 KBO 역사에 통틀어서 기념비적인 선수·장면만으로 라인업이 채워진다. KBO 리그 40주년 레전드 40인 카드, 사이클링 히트, 한국시리즈 우승 순간 등이 대표적인 플래티넘 카드다. 일반적으로 1~2장만 드롭되는 탓에 희귀도가 매우 높다. 이승엽 선수가 아시아 신기록인 56호 홈런을 기록한 장면이 담긴 ‘40주년 레전드 이승엽’ 카드는 25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업비트 관계자는 “같은 등급이면 유명한 선수일수록 인기가 많고 높은 가격에 팔린다. SSG 랜더스의 김광현, 롯데 자이언츠의 이대호, 키움 히어로즈의 이정후 선수 카드는 같은 등급이라도 다른 카드보다 인기가 많다. 구단이 인기가 많아도 카드 가격이 높아진다. 전국구 인기 구단인 기아 타이거즈의 경우 소속 선수들 카드 인기가 상당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본인이 응원하는 구단 선수의 활약상을 ‘자신만의 파일’로 저장하는 게 가능하다. 크볼렉트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위). 선수 한 명당 모습이 하나하나 기록된다. 지금은 인기가 없더라도 후에 ‘큰 스타’가 될 인물에게 미리 투자하면 이후에 큰 수익을 볼 수 있다. 사진은 올해 중반 유망주로 급격히 떠오른 롯데 자이언츠의 고승민 선수(아래). (화면 갈무리)

본인이 응원하는 구단 선수의 활약상을 ‘자신만의 파일’로 저장하는 게 가능하다. 크볼렉트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위). 선수 한 명당 모습이 하나하나 기록된다. 지금은 인기가 없더라도 후에 ‘큰 스타’가 될 인물에게 미리 투자하면 이후에 큰 수익을 볼 수 있다. 사진은 올해 중반 유망주로 급격히 떠오른 롯데 자이언츠의 고승민 선수(아래). (화면 갈무리)



▶단순 카드 수집에 그치지 않아

▷믹싱·챌린지 등 콘텐츠 더해

NFT 시장의 오래된 고민 중 하나는 ‘투자자 유입과 유지’다. 신규 투자자들이 활발히 들어오고, 기존 투자자들이 남아서 재투자를 해야 NFT 시장이 커지기 때문이다. 주요 NFT 프로젝트마다 투자자 유치를 위해 색다른 콘텐츠를 내놓는 이유다.

크볼렉트도 똑같다. 크볼렉트는 믹싱과 챌린지 그리고 판타지 스포츠 등 콘텐츠를 도입해 다른 프로젝트와 차별화를 꾀한다.

믹싱과 챌린지는 일종의 ‘뽑기’ 콘텐츠다. 믹싱(Mixxing)은 말 그대로 섞는다는 뜻이다. 복수의 동일 등급 카드를 모아 상위 등급 카드를 획득할 수 있는 이벤트다. 대상이 되는 카드는 브론즈·실버 등급 카드다. 브론즈 등급 카드를 재료로 소모해 실버 카드 1장을 획득하는 ‘브론즈 믹싱’과, 실버 등급 카드를 재료로 소모해 골드 카드 1장을 얻는 실버 믹싱으로 이뤄져 있다. 카드 보유자들은 믹싱 콘텐츠를 통해 소유 카드보다 더 희귀한 카드를 얻을 수 있다. 주식 소각과 비슷한 효과도 누린다. 재료로 소진된 카드는 아예 사라지고, 시장에 풀린 해당 카드의 수량이 줄어든다.

챌린지는 믹싱보다 더 복잡한 ‘콘텐츠’다. 챌린지에 성공하면 골드 등급의 카드를 무작위로 섞어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카드를 얻을 수 있다. 재료만 있다면 선착순으로 누구나 참여 가능한 믹싱과 달리 챌린지는 참여에 제한을 둔다.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투자자들만 프로젝트에 참여가 가능하다. 희귀 카드를 얻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도전하는 재미를 느끼도록 설계했다.

믹싱과 챌린지로 호평을 받은 크볼렉트 측이 다음으로 준비하고 있는 콘텐츠는 ‘게임’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스포츠 게임’ 형식을 그대로 적용한다. 2023년 시즌 개막에 맞춰 ‘크볼렉트 판타지 스포츠’를 진행할 예정이다. 게임에 참여한 투자자는 경기가 열리기 전 자신이 수집한 크볼렉트 카드로 본인만의 팀을 만든다. 이후 실제 당일 경기의 활약도와 카드 등급에 따라 포인트를 차등 제공한다. 획득한 포인트에 따라 투자자 순위가 매겨진다. 이들 투자자들은 다른 카드 보유자와 매일매일 순위 싸움을 펼치게 된다. 순위가 높아질수록 희귀한 보상을 받는다. 일반적인 경로로는 구매할 수 없는 특별 카드, 각 구단별 굿즈 등을 받는다. 두나무 관계자는 “NFT 카드를 단순 보유하는 체제는 투자자를 잡아둘 수 없다. 카드를 사용해 새로운 재미를 얻도록 만들어야 홀더들이 프로젝트에 흥미를 느끼고 시장에 남는다. 판타지 스포츠 리그 외에도 크볼렉트 NFT를 활용한 다양한 기능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87호 (2022.12.07~2022.12.1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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