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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혁신도 '무용지물'…스타트업 '규제 대못'에 신음

등록 2022.06.10 05:30:00수정 2022.06.10 07: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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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에 막힌 스타트업 국내 시장 포기

사업 운영 돌파구로 해외로 눈길 돌려

뉴코애드윈드·펫나우 국내에서 어려움

코로나 여파 비대면 진료 한시적 허용

[서울=뉴시스] 국내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축제인 '컴업(COME UP) 2021' 모습.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국내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축제인 '컴업(COME UP) 2021' 모습.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배민욱 기자 = 제2의 벤처 붐이 불고 있지만 유망 스타트업들이 국내에서 사업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 여전하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력, 혁신으로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스타트업들이 각종 규제로 정작 국내에서는 힘을 쓰고 있지 못하는 것이다. 이들은 한국에서의 사업을 포기하고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사업 운영에 돌파구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토바이 배달통을 디지털 광고 플랫폼으로 만든 디디박스로 규제샌드박스 1호 타이틀을 차지한 뉴코애드윈드는 2년간 실증특례로 사업을 운영했으나 플랫폼 운영 규모와 운영 지역 규제는 풀리지 않았다.

사업 지속에 어려움을 겪던 뉴코애드윈드는 최근 새로운 수익모델을 고민하던 딜리버리히어로의 투자를 받아 본사를 해외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1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2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펫나우 역시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다.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반려견을 식별할 수 있는 생체 인식 기술로 국내·외 보험사 등에서 크게 주목받았다. 하지만 동물등록 수단을 '무선식별장치' 부착으로 제한한 동물보호법으로 인해 한국에서 경영은 물론 실증 데이터를 쌓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비대면 진료 시장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규제에 가로막혀 국제적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원격의료 시장은 704억 달러(89조8000억원)로 성장했지만 한국은 코로나19의 여파로 2020년부터 비대면 진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는데 그쳤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부(OECD) 38개국 중 비대면 진료가 법제화되지 않은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칠레, 터키 등 6개국이다. 약배송이 제한된 국가는 4개국뿐이다.

보건복지부 발표 자료를 살펴보면 2020년 2월부터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된 이후 국내 비대면 진료 총 누적 건수는 약 1000만건에 달한다. 국민권익위원회 설문조사에서는 76%가 원격의료 도입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의사 56.7%, 간호사 68.8%는 원격 진료를 경험했으며 높은 활용 의향을 보였다. 소비자는 물론 의료계에서도 그동안 잠재돼 있던 비대면 진료에 대한 수요가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현재 국내 비대면 진료 시장은 스타트업이 이끌어가고 있다. 2020년 11월 국내 최초로 비대면 진료를 선보인 닥터나우는 1500곳 이상의 제휴 의료기관과 함께 서비스를 제공하며 월 100만건 이상의 MAU(월간이용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외에도 30여곳의 스타트업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소비자들이 더 이상 혜택을 누릴 수 없게 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지난달 3일 발표한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에 비대면 진료제도화가 포함됐다. 그동안 존폐 위기 속에서 서비스를 지속해온 비대면 진료 업계는 한시름 놨다는 분위기지만 앞으로도 초진 허용 문제 등 논의해야 할 과제가 쌓여 있다.

닥터나우 관계자는 "비대면 진료에 대한 막연한 우려는 지난 2년간 1000만건이 넘게 쌓아온 데이터를 통해 대부분 해소했다"며 "아직 걱정되는 부분이 있겠지만 한국의 IT 스타트업은 이를 해결할 기술력을 갖고 있다. 데이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보다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논의를 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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