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대부분 망해" 국내 1호 AC가 '유행성 창업' 경고한 이유

"지금 분위기가 마치 스타트업을 안 하면 도태되는 것처럼 되어 있다. 대기업에 입사하면 의지가 없는 사람으로 치부된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공무원도 필요하고 변호사도 필요하고 회계사도 필요하다."

'국내 1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AC)'로 불리는 스파크랩의 김호민 공동대표는 "벤처·스타트업 생태계에 많은 자금이 몰리면서 '사업을 한번 해보자'는 트렌드가 퍼지고 있지만 스타트업 100개 중 70개는 3년 안에 망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호민 대표는 "나머지 20개는 좀비처럼 정부 과제를 하면서 버티고, 잘 되는 10개 중에서도 3개 정도가 나머지 펀드를 다 가져가는 것 같다. 결국 100개 중 97개는 힘들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학생 창업에 대해서도 "학도병에게 총 들고 전쟁터에 나가라고 하는 것처럼 위험하다. 탱크도 있고 위험 요소가 매우 많은데 괜찮다면서 해보라고 한다"며 "강력한 사명감이 아니라면 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유진 스파크랩 공동대표도 "창업은 누구나 하는 것이 아니다"며 "창업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더욱 다양한 경험을 한 뒤에 하라고 얘기해준다. 도전한 뒤 실패해도 배우는 것이 있다는 오픈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한주 스파크랩 공동대표는 "어떤 문제를 풀고 싶다면 그 문제를 풀었던 다른 사람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런 사람들을 만나고 끌어들이는 노하우가 계속 쌓여야 된다"며 "네트워크를 끊임없이 넓혀가는 성장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스파크랩 이한주 공동대표(왼쪽)와 김유진 공동대표

이들 3명의 공동대표는 '스파크랩 18기 온라인 데모데이' 사전 녹화를 위해 지난달 21일 서울 코엑스의 한 스튜디오에 모였다. 스파크랩 데모데이는 4개월간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거친 기업들이 투자자 및 업계 관계자 앞에서 성과를 공개하는 자리다.

지난 3일 송출된 데모데이 방송에서는 페이워크, 해킷(나인하이어), 소프트랜더스, 잇그린(리턴잇), 로그스택, 와이오엘(욜카고), 메타파스(솔빛), 브이아이코리아(케이즈), 이어가다(나디오), 엘로이랩(스펙트럴에이아이), 베러먼데이코리아(베러먼데이)가 IR(기업설명)을 진행했다.

이한주 대표는 투자유치 시 고려사항에 대해 "투자자들 뒤에 또 투자자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벤처캐피탈(VC)도 돈을 구하러 다니느라 바쁘다. LP(펀드출자자)가 무엇을 보고 VC에 투자했는지 이해하면 VC가 어떤 관점으로 내 사업을 볼지 알 수 있다"고 했다.

김호민 대표는 "투자는 결혼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저 돈이 많다고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잘 맞기 때문에 결혼하는 것"이라며 "자신이 더욱 성장하기 위해 원하는 투자사를 만나야 한다. 투자사는 창업자가 하기 나름인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진 대표는 "투자사로부터 투자금 뿐만 아니라 그 외에 어떤 경험을 얻을 수 있는지를 잘 파악 후 선택해야 한다"며 "스파크랩의 경우 모두 창업자 출신이다. 직접 경험해본 만큼 더욱 깊게 고민하고 공감하며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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