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에 이어 3일 또 연휴…'얇아진 지갑'에 쓸 돈이 없다

6일에 이어 3일 또 연휴…'얇아진 지갑'에 쓸 돈이 없다

2023.10.05. 오전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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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에 이어 3일 또 연휴…'얇아진 지갑'에 쓸 돈이 없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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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황금연휴 6일 지나고 또 한글날 연휴 3일

일단 추석이 낀 6일간의 황금연휴가 지났다. 모든 사람이 그렇진 않았겠지만 대부분 9월 28일부터 개천절까지 6일간의 긴 연휴를 보냈다.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결과다. 이제 곧 한글날 연휴 3일이 찾아온다. 일부 기업에만 해당하겠지만 중간에 3일 휴가를 쓰면 연휴는 최장 12일로 늘어난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내수 진작'을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곧바로 '추석민생안정대책'을 내놨다. 추석 연휴 4일간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하고 온누리상품권 구매 한도를 30만 원 확대했다. 이외에 연휴 기간 숙박 쿠폰을 기존 계획 대비 2배 확대한 60만 장을 지원하는 등 소비 진작을 위한 여러 대책을 쏟아냈다. 대부분 이전에 나왔던 내용들이다.

물론 6일에 이은 3일간의 긴 연휴가 소비 진작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번처럼 연휴가 길어지면 사람들이 해외로 눈을 돌릴 수도 있는데 이러면 국적기 이용 외에 별다른 내수 진작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우리들의 '주머니 사정'이다. 연휴 때 쓰고 싶어도 쓸 돈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

벌이가 좋지 않으니 지갑이 닫힌다

일단 '벌이'가 좋지 않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3분기 만에 감소했다. 지난 2분기 실질 GNI는 473조 6,000억 원. 1분기(476조 9,000억 원)에 비해 0.7% 줄어들었다. GNI는 전체 국민이 일정 기간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과 이자, 배당 등 모든 소득을 합친 것으로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다. 쉽게 말해 우리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모든 돈을 말한다.

벌이가 좋지 않으면 내수는 자연스럽게 위축된다. 내수는 수출과 함께 우리 경제를 지탱하는 한 축이다. 윤 대통령이 임시 공휴일을 지정한 날 통계청이 '7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했는데 생산, 소비, 투자 모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가지 지표가 모두 준 것은 올해 1월 이후 6개월 만이다. 이 가운데 소비 부분만 따로 떼서 보면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소비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가 전월 대비 3.2%나 줄었다. 2020년 7월(-4.6%) 이후 3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승용차와 식음료품, 의복 등 실생활과 관련된 품목이 모두 줄었다. 현 정부가 내수 진작에 열을 올리는 이유이다.

분기별로 확대해 봐도 소비는 분명히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민간소비 회복 모멘텀(동력·동인)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인 4∼7월 국내 민간소비는 1∼3월보다 월평균 0.5% 안팎 감소했다. 특히 의복·신발 등 준내구재 재화 소비와 음식·숙박·육상 여객 등 서비스 소비 감소가 두드러졌다. 한국은행은 날씨와 같은 일시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경기 위축에 따른 심리적 요인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서울 차주 1인당 가계부채 1억 돌파

황금연휴 6일에 한글날 3일 연휴까지 더해지면 그동안 닫았던 지갑을 좀 열 수는 있다. 다만 실질 소득이 늘지 않은 상황에선 결국 미래 소비를 당겨와야 한다.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격이다. 지갑을 맘 편히 열 수 없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바로 가계부채이다.

서울은 물론 경기와 세종 지역 차주 1인당 가계부채 규모가 1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 8월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신용정보원 및 신용정보회사(NICE)를 통해 분기별로 수집한 가계부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평균 차주 1인당 가계부채 규모는 8천900만 원. 전국에서 세종이 1억 1천200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과 경기도 역시 각각 1억 600만 원과 1억 300만 원으로 1억 원을 넘어섰다.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LTI)을 살펴보면 1분기 말 기준 전국 평균이 227%로, 차주들은 소득보다 2배 이상 많은 가계부채를 짊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2, 30대 청년층의 1인당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가팔랐다. 지난 2019년 말과 비교하면 청년 1인당 가계부채는 20.4%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 황금연휴 6일에 한글날 연휴 3일까지…열심히 일했으니 그만큼 쉬는 건 당연한 권리이다. 그런데 지갑은 점점 얇아지고 나가야 할 돈은 점점 많아지고 있는 상황. 긴 연휴 때 마냥 웃고 즐길 수만은 없는 이유이다.

YTN 이대건 (dg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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