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고서] "로봇 입으니 걸음 가볍네"…위로보틱스 'WIM'

보행보조·운동 모드 지원…내년 1월 정식 출시

홈&모바일입력 :2023/10/29 20:07    수정: 2023/10/29 20:08

집마다 착용형 로봇을 구비할 수 있는 시대가 머지않았다. 벨트처럼 간단하게 로봇을 장착하면 걸을 때 다리를 들어주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대로 힘을 줘서 운동 기구처럼 활용도 가능하다. 기기 무게는 불과 1.4kg. 가격은 스마트폰 수준이다.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 위로보틱스는 무게와 사용성을 개선하면서 가격은 낮춘 착용형 보행보조 장치 ‘윔(WIM)’을 내년 1월 출시한다. 윔은 모든 연령층이 사용할 수 있는 기기다. 근력 저하를 겪는 어르신부터 무거운 짐을 들고 장시간 걸어야 하는 청년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기자가 위로보틱스 웨어러블 로봇 '윔(WIM)'을 착용한 모습. 겉옷을 걸쳐도 불편하지 않았다. (사진=신영빈 기자)

■ 웨어러블 로봇 처음 입어보니…"착용 어렵지 않네"

위로보틱스는 윔 정식 출시에 앞서 수원시 영통구보건소와 함께 실증을 진행해왔다. 지난 4월에는 방문건강 관리사업 대상자 중 70~80대 노인 참가자를 선발해 수원 매탄공원에서 야외 운동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지난 8월부터는 광교중앙공원 일대에서 하반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11월에도 체험 행사를 앞두고 있다.

기자는 최근 광교중앙공원에서 참가자들과 함께 웨어러블 로봇 윔을 사용해보고 제품 특징을 살펴봤다. 이날은 해당 프로그램 마지막 운동이 진행되는 날이었다. 대부분 70~80대 어르신들이었지만, 로봇을 스스로 금방 착용하고 몸을 풀고 있었다.

웨어러블 로봇을 처음 착용해보는 기자는 위로보틱스 관계자 도움을 받았다. 전용 허리띠를 두르고 로봇을 장착한 뒤, 허벅지 부분으로 연결된 착용부를 벨크로로 두르기만 하면 끝난다. 숙련되면 30초 이내로 입고 벗을 수 있는 형태다. 벨트만 조절하면 몸집에 관계없이 착용 가능하다.

위로보틱스 웨어러블 로봇 '윔(WIM)' (사진=신영빈 기자)

■ '1.4kg' 로봇 착용하자 나타난 변화

무게는 구동부와 배터리, 착용부 등을 포함해 1.4kg 수준이다. 크기는 가로 23.8cm, 세로 10.0cm, 두께는 5cm다. 착용해보니 허리 부분에 물병을 하나 붙인 듯 다소 무게감이 느껴졌지만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기기 전원을 켜면 이 무게감은 잊힌다. 보행 보조모드를 작동하면 걸음걸이에 맞게 기기가 다리를 들어주는 방향으로 힘을 보태준다. 걸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 모드에서 평지 보행 시 대사 에너지 소모를 약 20% 줄일 수 있다고 위로보틱스 측은 설명했다.

로봇은 사용자 움직임을 파악해 적절한 동력을 보내준다. 오르막이나 계단을 오르면 그에 맞는 운동량을 제공한다. 걷다가 멈추면 기기도 지연 시간이 느껴지지 않는 정도로 동시에 움직임을 멈춘다. 보행 보조 모드는 한 번 충전에 약 2시간 동안 연속으로 사용할 수 있다.

70~80대 참가자들이 지난 20일 광교중앙공원 일대에서 위로보틱스 웨어러블 로봇 '윔(WIM)'을 착용하고 운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신영빈 기자)

■ "모드 바꾸니 무동력 운동 기구로 변신"

재밌는 기능이 한 가지 더 있다. 운동 모드는 보행 보조와 반대로 걸음에 반하는 힘을 가한다. 물속을 걷는 듯한 저항감을 제공하는데, 이를 하체 운동에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운동모드 사용 중에는 전력을 소모하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윔은 전용 앱에서 모드 조작이나 운동 성과 분석이 가능하다. 특히 사용자 보행 자세나 균형을 모니터링하고 운동 거리, 보폭, 걸음 수, 속도 등을 측정해 근골격계 데이터를 수집·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나만의 운동 목표를 설정할 수 있다. 사용자 개인에 최적화된 AI 코칭 기능도 제공한다.

위로보틱스는 제품 개발을 마치고 디자인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초 CES에서 제품을 공개한 이후 1월 경 정식 출시할 방침이다.

위로보틱스 웨어러블 로봇 '윔(WIM)'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참가자의 변화 (사진=위로보틱스)

■ "8주 운동한 참가자, 보행나이 18세 젊어져"

지난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한 손정복(78) 씨는 “평소 걸음과 로봇을 착용할 때의 차이가 크게 느껴졌다”며 “로봇으로 활기차게 걸을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위로보틱스는 운동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외부 물리치료사를 초빙해 윔을 착용하기 전후 참가자 보행 능력을 확인했다. 해당 지표에 따르면 손 씨는 보폭이 기존 약 52.6cm에서 운동 이후 58.8cm로 늘었다. 보행 나이는 기존 88세에서 70세로 개선됐다고 위로보틱스 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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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백 위로보틱스 대표는 “나이가 들어 평소에 오래 걷지 못하게 되거나, 지팡이 등의 보조도구를 활용해 걸어야 하는 노인들의 경우 걷기 능력을 향상 및 개선하는 것은 혼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며 “자세를 교정하고 속도나 보폭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바른 걷기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행보조로봇 윔은 바른 걷기 운동을 도울 수 있는 솔루션”이라며 “내년 상반기 제품 출시를 앞두고 사전 체험 행사를 마련해 내달 10일까지 신청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