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스타트업 생태계에 총 5조원을 투입하는 ‘서울비전 2030펀드’를 만든다고 7일 발표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조성한 스타트업 펀드 중 최대 규모로 경기 침체로 돈줄이 마른 벤처업계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

▶본지 2월 10일자 A1, 2면 참조

서울시는 스케일업 펀드(성장 단계 스타트업 지원)와 창업지원 펀드 운용사 모집 공고를 8일 낸다고 이날 밝혔다. 스케일업 분야에 100억원을, 창업지원에 40억원을 우선 출자할 계획이다.

다음달까지 다른 분야에도 차례로 출자공고를 낸다. 4년간 조성 목표액은 총 5조원으로 스케일업(1조4000억원), 창업지원(1조원), 디지털대전환(1조원), 첫걸음동행(초기기업 지원·2500억원), 문화콘텐츠(6000억원), 서울바이오(7500억원) 등이다. 이 중 서울시는 4년간 3500억원을 직접 출자한다. 나머지 자금은 정부 모태펀드와 민간 운용사의 매칭투자 자금을 받아 마련할 계획이다.

서울비전 2030펀드는 서울시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운용한 ‘서울미래혁신성장펀드’의 후속 펀드다. 미래혁신성장펀드(총 3조4000억원)는 60개 자(子)펀드를 통해 470여 개 기업에 투자했다.

펀드의 투자를 받은 기업들은 매출이 1조2800억원 증가하고, 8236명을 새로 고용했다. 서울시는 서울비전 2030펀드 지원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지난달 27일 강남구 테헤란로에 벤처캐피털(VC)과 액셀러레이터(AC)들이 입주한 ‘서울창업허브 스케일업 센터’를 열었다.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로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벤처기업이 자금난을 겪는 것도 서울시가 펀드 조성에 나선 이유다. 국내에서 지난 1분기 이뤄진 벤처 투자액과 펀드 결성액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0.3%, 78.6% 감소했다. 오세훈 시장은 “벤처기업들이 투자 보릿고개로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고 산업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다각도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